재미와 결과 두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는 토트넘의 포스테코글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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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mo Lee

최종수정 2023.08.21.17:30기사입력 2023.08.21.17:30

축구에서 '재미'가 중요한가 '승리'가 중요한가. 더 큰 관점에서 보자면 스포츠는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것인가, '우승'을 위한 것인가. 이는 비단 축구를 넘어 모든 스포츠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랜 논쟁거리다. 물론 그 두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것은 결코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러나, 아직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토트넘의 새 감독은 그 두가지를 모두 성취해나가고 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신임 감독의 이야기다. 

토트넘은 20일 (한국시간) 토트넘 홈구장에서 열린 23/24 EPL 정규리그 2라운드 맨유 전에서 2대 0으로 승리를 거뒀다. 맨유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토트넘이기에, 또 새 시즌 첫 홈 경기에서 거둔 승리였기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으나, 팬들이 결과보다 더 흡족했던 것은 새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재미있는' 축구 경기의 모습 그 자체였다. 

특히, 토트넘은 지난 몇년 사이 축구계에서 '명장'이라고 인정받는 두 감독인 주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거쳤지만 이 두 감독은 수비적인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큰 공통점이 있었다. 수비를 강하게 하고 그 후에 역습을 한다는 컨셉이 통할 때는 팬들에게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으나, 대체로 그런 수비 우선의 축구가 과연 토트넘과 어울리는가라는 팬들의 불만이 몇년동안 계속 누적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

그런 가운데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에서 지금까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신선하고, 새롭고, 흥미롭다. 

10년 가까이 토트넘 공격의 모든 중심이었던 해리 케인이 팀을 이탈하자 미드필더인 제임스 메디슨을 공격의 중심으로 놓고 측면 수비수들도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하며 사실상 센터백 정도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언제든 공격할 수 있는 컨셉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공격축구'는 단숨에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손흥민, 메디슨, 로메로를 주장 부주장에 임명하며 새로운 리더십 하에 팀을 이끌어나가는 모습도 새로운 토트넘의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오랫동안 팬들의 원성을 받은 수비수 에릭 다이어는 2경기 연속 명단제외되며 사실상 감독의 계획에 없다는 것을 명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맨유전에서 2-0 승리를 거둔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물론 우리는 흥미로운 경기를 하길 원하지만, 흥미로운 경기도 축구적인 성공 하에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굳이 부연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옳은 말이다. 제 아무리 축구가 재밌더라도 경기에서 지는 것을 보고 싶은 팬은 없다. 재미있는 축구와 이기는 축구를 하나로 맞춰가는 작업은 앞으로 그가 토트넘에서 해나가야 할 일이다. 

이제 새 시즌 2라운드가 끝났기에 시기상조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모습은 매우 희망적이다. 이 기세가 잘 이어질 수 있다면, 시즌 막바지에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토트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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