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선수를 더 잘하게, 호평 받은 클린스만 리더십 계속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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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mo Lee

최종수정 2023.11.20.18:20기사입력 2023.11.20.18:20

2023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이 최근 3경기에서 15골을 기록하며 A매치 4연승을 기록했다. 부임 직후부터 무승행진과 '리모콘 관리' 논란 등으로 비판일색이었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잠재우는데 성공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보여줄 행보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16일 싱가포르 전에서 5대 0 대승을 거뒀다. 단순히 대승이라는 점보다 조규성, 황희찬, 손흥민, 황의조, 이강인까지 대표팀의 공격을 맡는 선수들이 모두 골을 기록했다는 것이 고무적인 승리였다. 

특히 이 경기에서 손흥민에게 프리롤을 부여하고, 이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이강인이 팀의 거의 모든 골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앞으로의 팀 운영을 더 기대하게 만들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 또 황희찬이 현재 대표팀 공격진에서 최고의 선수인 것은 그들의 소속 클럽에서도 증명되고 있는 부분이기에 그들을 잘 살리는 것이 감독의 중요한 역할인데 최근 경기들에서 그 부분, 즉 잘하는 선수들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이 지난 몇 경기에서 잘 이뤄진 것이다. 

A매치 데뷔골 직후 이강인 A매치 데뷔골 직후 이강인 Chung Sung-Jun

다만 지난 3경기에서 15골의 기록으로 너무 빠르게 예단하기보다는 다음 중국 전을 시작으로 앞으로 한 단계 한 단계 더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대표팀이다. 

지난 3경기 중 튀니지 (4대 0)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고 하더라도, 베트남 (6대 0)과 싱가포르(5대 0)은 FIFA 랭킹이나 역대 대표팀 성적 등을 볼 때 대승이 당연한 상대였기 때문이다. 

부임하자마자 거센 비판대에 올랐던 클린스만 감독에게 있어서도 눈앞에 있는 중국 전과 이후의 행보들이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마음을 되돌려놓을 수 있을지를 가늠할 아주 중요한 갈림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원정은 과거 슈틸리케 감독 당시 월드컵 최종예선 6차전에서 0-1 원정패를 당한 적이 있고, 그 이후 결국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로까지 이어졌던 아픈 역사가 있는 경기다. 

물론 역대전적이나 선수들의 면면에서 한국이 몇 수 위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중국이 거친 플레이로 한국의 장기를 발휘하지 못하도록 나올 때, 원정에서 그런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3경기 15골을 만들어냈던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클린스만 감독 본인의 말대로 대표팀 감독은 결국 결과로 평가 받는다. 그가 중국 전에서도, 그리고 앞으로 있을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 이강인 등 대표팀의 주요 선수들을 지난 몇경기에서 한 것처럼 잘 활용한다면 그에 대한 비판은 지지로 바뀔 수도 있다. 그러나 정반대로,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그에 대한 평가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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