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뉴스] KBO 휩쓴 '오재원 대리처방' 파문...현역 선수 8명은 자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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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won Kim

최종수정 2024.04.23.13:03기사입력 2024.04.23.13:03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의 '마약 투약 혐의'에서 시작된 파장이 KBO 리그를 덮쳤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김연실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오재원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난해 4월에는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천242정을 수수하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매수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인이 자신의 마약류 투약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지인의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협박한 혐의도 더해졌다.

오재원은 후배 선수들에게 대리 처방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오재원은 후배 선수들에게 대리 처방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Han Myung-Gu

이 과정에서 마약 투약 혐의와 함께 대리 처방 의혹도 불거졌다. 오재원의 전 소속팀이던 두산 베어스는 소속 선수 8명이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사실을 자진 신고하면서 파장을 피해 갈 수 없게 됐다.

지난 22일 두산은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소속 선수 8명이 과거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사실을 확인해 KBO 클린 베이스볼센터에 자진신고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의 신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부분 2군 소속 선수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이 대리 처방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정황이 드러나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채널 A는 "오재원은 2021년 초부터 후배들에게 수면제를 받아오라고 시켰는데, 팀의 주장이자 무서운 선배였던 오재원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한 선수는 채널 A와의 인터뷰를 통해 "되게 무서운 선배였어요. 팀에서 입지가 높은 선배님이시고 코치님들도 함부로 못하는 선수였어서 괜히 밉보였다가 제 선수 생활에 타격이 올까봐"라며 "거절을 하니까 따로 불러내서 정강이를 두세 번 맞았어요. 그리고 뺨을 툭툭 치면서 '잘하자' 이런 얘기를 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오재원과 후배 선수의 모바일 메신저 대화 내용에는 "(수면제를 받아오지 않으면) 흉기로 찌르겠다" "팔을 지지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편, 대리 처방에 가담한 선수들의 징계 수위는 추후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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